좌충우돌 서비스 오픈기
그런데 이제 FE 개발을 처음 해보는..
초보 개발자의 프로젝트 도전
시작하기 전에
현재 나는 소규모 스타트업에 재직중이다. 개발자가 나 한명이니까 규모에 대한 설명은 더 하지 않아도 되겠지. 아무튼 팀이 결성되고 MVP 스펙을 정하고, 깎아내고 다듬어 출시할 제품을 정했다.
MVP는 그 특성상 무겁고 복잡한 기능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말 그대로 시장에 우리의 서비스가 먹힐지 말지 최대한 빠르게 테스트 해보아야 하기 떄문이다. 그리고 반응이 있다면 그 때부터 고도화해도 절대 늦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처음에 구상했던 스펙의 90%(ex. 회원가입, 구매, 배송 및 커머스에 수반되는 일반적인 기능들) 정도를 덜어내고 단일 페이지로 하고 싶은 말을 심플하고 임팩트있게 담아내기로 했다.
문제가 있다면 나는 백엔드 개발자로서는 꽤 잔뼈가 굵..어가고 있는 편이긴 하지만 프론트(웹) 개발은 거의 해 본 적이 없었다. 전 회사나 전전 회사에서 어드민 페이지 정도를 디자인 없이 몇 쪽 씩 만들어본 것이 다였다. 팀원들은 나를 믿어주고(사실 의심하는 기색조차 느끼지 못했다.) 있었기 때문에 무리 없이 최대한 빨리 개발을 해야했다.
시작하기
그래도 그간 회사를 다니며 보아온 눈칫밥이 있기 때문에 대강 요즘의 웹개발을 위한 스택이나 PaaS에 대한 지식이 조금은 있었다. 다행히 비즈니스를 준비하며 개발이 바로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어서 천천히 기술 스택을 정할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 정했던 것이 Next.JS + Tailwind CSS + Typescript, 그리고 호스팅은 Vercel을 사용하기로 했다. 백엔드도 처음에 Nest.js로 하려고 했지만 스펙이 대폭 축소되며 굳이 인프라 비용을 들여가면서까지 서버를 구성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 AWS와 Google spreadsheet를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함께 일하는 디자이너 분은 당연히 디자인을 계속 하셨을테고 굉장히 잘하시는 분이라 작업 속도가 엄청났고, 나는 그 분의 뒤만 졸졸 따라가며 마크업을 하고 기능을 붙여갔다. 결곽 이틀만에 출시할 수 있었는데, 개발하면서 느낀 것은 만약 최초 스펙으로 개발했다면 한 달 안에 절대 출시할 수 없었겠구나 하는 것이었다.
개발하며
이번 MVP 작업의 90%는 마크업 작업이었고 9%가 인프라 세팅, 마지막 1%가 보통의 BE가 준비하는 데이터 관리 환경 세팅이었다. 솔직히 이전 회사에서 너무 느슨하게 시간을 보냈어서 당장 이 촉박한 기간 안에 원하는 퀄리티의 작업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개발을 시작하며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나는 예전부터 웹 서비스를 화면부터 만들어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다. 대부분의 규모가 있는 회사들은 모두 각자의 전문분야가 있기 때문에 내가 하는 직무(서버, 인프라)를 제외하고는 일로서 FE 작업을 할 일은 많지 않았다. 있더라도 디자인도 없는 투박한 어드민 정도였다.
그런 나에게 타임어택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 그리고 잠재적 유저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은 꽤 압박이었다. 중간중간에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예를 들어 호스팅 플랫폼으로 AWS Amplify를 쓰려다 Next.js의 API Routes를 지원하지 않아 Vercel로 넘어간 일(Vercel은 신이다.)도 있었다. 또 배포 후에 터지는 마크업, 기능 오류때문에 한 두시간을 또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배포를 해냈다!
첫 번째 MVP를 출시하며
서비스를 출시하고, 출시했다고 하기도 애매할 정도로 아무 반응도 없고 잘 될 지 안 될 지 모르지만, 오랜만에 스스로 뭔가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원들 모두가 서로를 다독여가며 정해진 일정 안에 퀄리티 있는 페이지를 만들어냈다. 이제 유저들을 만나며 우리의 서비스가 얼마나 가치있는지, 사용 할 의향이 있는지 알아내는 일들이 남았다. 그 일 또한 나의 전문분야는 아니지만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기꺼이 할 것이다.
이제 진짜 스타트업인이 된 지 2주 된 늦깎이 아저씨 개발자이지만 어쩐지 개발자로 처음 일하기 시작했을 때만큼 즐거울 것 같다. 앞으로 내가 겪을 좌충우돌 겪게 될 기술적, 인간적 문제들을 시간을 내서라도 충분히 포스팅하고싶다.
뱀다리) 우리가 출시한 서비스는 WIRE라는, 건설 자재들을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유통하는 플랫폼이다.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