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 그레이엄의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 - 1. 문제, 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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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은 바로 스타트업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단순히 문제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여러분 자신이 갖고 있는 문제를 찾아보아야 합니다.

가장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세 가지 특성을 지닙니다. 파운더들 스스로 원하는 것이고, 그들 스스로 만들 수 있으며, 아이디어에 대해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야후, 구글 그리고 페이스북이 이런 식으로 시작했습니다.

문제

왜 우리가 겪고있는 문제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할까요? 실재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실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해야 한다는 것은 사뭇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스타트업들이 공공연하게 하는 실수가 바로 누구도 겪고 있지 않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실 제가 했던 실수이기도 합니다. 1995년 저는 아트 갤러리를 온라인으로 옮겨오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갤러리도 온라인화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예술계는 그렇게 돌아가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저는 왜 이 멍청한 아이디어에 6개월을 허비했을까요? 바로 진짜 유저들에게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 세계 모델을 만들어냈고, 그 모델을 기반으로 작업했습니다. 저는 유저들에게 우리의 모델에 비용을 지불하도록 설득하기 시작할 때까지 저의 모델이 틀린 것인지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 후에도 부끄러울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렸죠. 제가 만든 세상에 대한 애착이 있었고, 이미 많은 시간을 투자했으니까요. 분명 사용자들이 원해야만했죠!

왜 많은 창업자들이 아무도 원하지 않는 것들을 만들어낼까요? 왜냐하면 창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부터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뿐만아니라, 그럴듯하게 들리는 나쁜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점에서 두 배로 위험합니다.

YC에서는 이런 아이디어를 '구성' 또는 '시트콤' 아이디어라고 부릅니다. TV 쇼의 한 인물이 스타트업을 시작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작가는 이를 위해 뭔가를 만들어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부탁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니까요. 그래서 엄청나게 운이 좋지 않은 이상 듣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실제로는 구린 아이디어를 내놓게 됩니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가 있습니다. 썩 나쁜 아이디어는 아닌 것 처럼 보입니다.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으니까요. 그들은 애완동물을 기르는 데 많은 관심을 갖고 많은 돈을 지불합니다. 그리고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다른 애완동물 주인들과 얘기하길 원할겁니다. 아마 전부는 아니더라도 2~3% 정도의 정기 방문만 얻더라도 수백만 명의 정기 방문자를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타게팅된 광고를 내거나 프리미엄 기능을 제공하여 과금을 요청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아이디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여러분이 주변의 반려동물 주인들에게 이 앱을 써보라고 했을 때 '나는 절대 사용하지 않을래' 라고 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통은 '오, 한 번 써볼 수는 있겠어' 라고 말하겠죠. 제품을 출시하면 많은 사람들에게도 그럴듯하게 들릴 것입니다. 당장은 사용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는 원할 것이라 생각하면서요. 그런 반응을 합치면 결국 실제 유저는 0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우물

스타트업을 시작할 때, 언젠가 사용할 사람들 뿐만아니라 정말로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최소 몇 명은 있어야 합니다. 주로 이런 초기 그룹의 유저는 적습니다. 왜냐하면 간절히 원하는 사람이 많은 문제라면 이미 제품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양자택일의 문제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쉬운 문제냐, 적은 사람들에게 어려운 문제냐 인 것이죠. 우리는 후자를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한 모든 문제가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아니지만 거의 모든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그런 문제입니다.

X축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원하는지, Y축에 원하는 정도를 나타낸 그래프를 상상해 보세요. 구글은 분화구와 같습니다. 수억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또 원하고 있죠. 스타트업은 그런 양을 발굴해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넓고 얇은 구멍 혹은 좁고 깊은 구멍 중에 하나를 파야 하죠(마치 우물처럼요!).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보통 전자에 속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 주인들을 위한 SNS에 적당히 관심을 가지고 있죠.

거의 대부분의 좋은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는 후자에 속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또한 Altair Basic을 만들었을 때만 해도 우물 안 개구리었습니다. 오직 수천명 정도가 Altair 소유자였지만 이것 없이 그들은 기계어로 프로그래밍을 해야 했습니다. 페이스북 또한 비슷한 상황이었죠. 처음에는 수천 명의 하버드 학생들만을 위한 것이었지만 그 수천명은 이를 엄청나게 원했습니다.

스타트업 아이디어가 있을때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당장 누가 원하지? 누가 이걸 듣도 보도 못한 두명짜리 스타트업에서 조잡하게 만든 제품까지 사용할 정도로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스스로 대답할 수 없다면 그 아이디어는 나쁠 확률이 높습니다.

반드시 우물 자체의 폭이 좁을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깊이입니다. 깊이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좁은 우물을 얻게 됩니다. 실제로 깊이와 좁음 사이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기때문에 특정 그룹 혹은 유저들에게만 강하게 어필할 수 있다면 이는 좋은 신호입니다.

하지만 우물같은 수요가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의 필요조건인 것은 맞지만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마크 주커버그가 오직 하버드 학생들에게만 어필할 수 있는 것들만 만들었다면 이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페이스북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작은 시장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좋은 아이디어였습니다. 대학들은 보통 비슷하기 때문에 하버드에서 성공한 페이스북은 다른 대학들에서도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대학에 빠르게 퍼져나갔죠. 일단 대학생들을 확보하고 나면, 다른 사람들은 끌어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감상

  •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창업자가 겪고 있고 해결할 수 있지만 잘 알려지지는 않은 일이다.
  •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좁고 깊은 (소수의 사람이 간절하게 해결하기 원하는) 문제이다.
  • 좋은 스타트업 아이디어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시장에서 좁고 깊은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