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첫 6개월을 지나가며

지난 9월을 공식적인 시작으로 벌써 스타트업 6개월차에 들어섰다. 그 동안 많은 일이라면 많은 일이 있었고, 남은 것은 없다(!). 굵직하게 정리하자면..

  • 스타트업을 시작함.
  • 첫 번째 아이템 런칭
  • 런칭 2주 후 MVP 검증 실패 및 피봇 결정
  • 두 번째 아이템 런칭 (결정으로부터 1달 반 뒤)
  • 첫 입사자, 첫 퇴사자가 나옴
  • 런칭 3주 후 MVP 검증 실패 및 피봇 결정
  • next item 찾는 중 (3주차)

와! 6개월애 겪기에는 어쩌면 너무 많은 일이었나? 사실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많은 일인 것 같긴 하다. 거기에 개인적인 일까지 정리하자면 더 많은 일이 있긴 했지만.. 우선 개인적인 일은 나중에 정리해야겠다.

여전히 회사에 개발자는 나 혼자다. 사실 합류하기 전에도 아이템에 대해 들었을 때 그 일을 하는데 벌써 개발자가 필요한가? 싶었다. 까놓고 보니 첫번째, 두번째 아이템이 모두 그랬고 찾고 있는 넥스트 아이템도 높은 확률로 그렇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회사(라고 쓰고 대표라고 읽는다) 성향상 B2B 비즈니스를 원할 것이고, MVP 검증을 위해 제품보다 발로 뛰며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제품이 영업에 도움이 된다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단계에서 내보일 만한 제품이 완성되어있을 리가 만무하기 때문에 그럴 확률은 낮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실질적인 나의 쓰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실 한 명의 개발자로서 그 역할이 크지 않다는 것이 첫 번째 고민이고, 개발 이전 시장을 찾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두 번째 고민이고, 만약 다음 아이템을 찾는다고 해도 제품 개발 전 BM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이 세 번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고민은 대표가 가진 성공에 대한 열망이나 가족같은 팀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과연 내가 그새 열정이 모두 사라진 것일까? 아니면 애초에 내가 스타트업에 맞지 않는 사람이었던 것일까? 이 상황을 타개 할 방법이 있을까?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누군가 있다면 붙잡고 물어보고 싶을 정도로.. 혹시 이 블로그를 보는 스타트업 공동창업자 및 개발자가 있다면 저에게 도움을 주세요 ㅋㅋ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