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코멘터리 영상을 보고
정작 흑백요리사는 한 편도 안 본 나
장안의 화제, 흑백요리사
넷플릭스의 흑백요리사가 장안의 화제다. 방송이 끝난 지는 오래됐지만 방송에 출연한 셰프들의 가게가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며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나는 이런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으려 흑백요리사를 한 편도 보지 않았다(농담). 하지만 인터넷에 떠도는 짤방이나 밈을 통해 마치 전편을 세번 정도 정주행 한것과 비슷한 친밀도를 갖고있다.
그런데 오늘 정말 뜬금없이 흑백요리사를 연출한 PD님이 출연한 유튜브가 내 피드에 떴다!
영상 정리
- 사람들이 흑수저를 좋아할 줄 알았는데 백수저를 더 좋아함.
- 공정의 개념이 바뀌고 있음. 출발선이 같은게 공정이 아니라 쌓아 올려서 만든 것에 대한 인정을 받는 것이 공정이다. 로 바뀌는 것 같음.
- <러쉬: 더 라이벌> 에서 영감을 얻음. 두 주인공 모두 매력적이었으면 좋겠다.
- 응원하고 싶은 욕망 vs 확인하고 싶은 욕망. 먼치킨은 마음의 부담을 덜어준다. 안심하고 보세요! 어차피 이기니까요. 흑수저는 백수저의 강함을 확인해주는 역할도 있음.
- 블라인드 심사
-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센(에너지가 터질 것 같은) 장면이 뭘까?
- 눈을 가리고 평가한다는 것이 기존에 요리를 평가하는 방식(시각적 요소를 포함한)을 벗어나는 것에 부담이 있었음. 거의 심사위원 차력쇼가 되어버릴 수 있어서.
-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강할 것 같음 (보지 않고 견딜 수 없는 눈가린 백종원 썸네일)
- 그리고 나머지는 하늘에서 두부가 내려오는 장면, 백수저가 리프트 타고 올라오는 장면
-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숙명
- 미리 결말을 정해놓고 하는 웹툰과 달리 뒤로 갈수록 에너지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서바이벌 특성상 뒤로 갈수록 텐션이 떨어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떨어지니까 ex) 최강록 떨어지고 텐션 확 떨어짐
- 비판 많은 것 알고있다. 심사위원 둘만 보여주지, 개인전 더 하지 등등..
- 어떤 점이 사랑받을지 모르니까 여러가지를 준비하는 면이 있음. 사람이 없어지면서 생기는 공백을 룰로 보충하려는 경향이 있음. (긴장감을 등장인물 사이의 관계, 구도에서 찾다가 구조나 장치로..)
- 이번에 대중의 반응을 통해 많이 배웠고 시즌2에 반영할 것. (시청자의 모든 반응은 옳다!)
- 편집 기준
- 어느날, 선배의 물음. 재미는 어디에서 나온다고 생각하니? 1. 그 자체로 웃긴거. 2. 모르고 있던 것을 알려주는거. 편집할 땐 항상 생각해. 이 장면이 그 자체로 웃긴가? 아니면 모르고 있던 것을 알려주는가?
- 흑백요리사에는 오프닝 시퀀스를 넘기는 '오프닝 뛰어넘기' 기능이 없다. 일부러 뺐다. 어차피 넘기는 필요없는 장면. 전작에서는 그런거에 집중하다가 망했다고 생각. (넷플릭스 최하위권 이었음. 테이크원)
- 넷플릭스 뽕에 차있었던 것 같다. 억지로 만들어내는 세계관, 다 쓰잘데기 없다. 짧게 쓸 시간이 없어서 길게 쓰는 것을 용서해라. by 파스칼
- 돌고 돌아 가장 중요한 한 가지 기준은 버리는 것. 그래도 포기 못하는 것 회사 이름, 연출 이름, 대표님 이름 (마침 리모콘이 멀리 있었던 사람만 보게되는 ㅋㅋ)
- 플랫폼별 편집 차이
- 제도권 피디와 유튜브 피디의 차이. 14글자를 읽으려면 2초는 읽어야해 vs 멈추면 되잖아요?, 송출의 시대 vs 재생의 시대, 수동 vs 능동
-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이야기다. 촬영 구도, 이런건 뭐..
- 일부러(ㅋㅋ) 대충 만든 부분들 있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볼까 궁금해서.. 대세에 지장 없으면 그냥 가자!
- 기성세대가 만든 법칙을 꼭 따라야할까?
- 흑백요리사 인기 요인?
- 이렇게까지 사랑받을줄은 몰랐다. 첫 주 방송 나가고, 세상이 우리 상대로 몰카를 하나? 싶었다 ㅋㅋ
- 김학민 PD에게 쇼란? 잘 모르겠고, 가장 에너지가 큰 장면을 상상했을 때 울림이 있으면 기획이 시작된다.
감상
사실 김학민 피디 이력을 어디서 찾을 수가 없어서 어떤 작품들을 해왔는지 모르겠지만.. 작품을 하면서 계속 발전하는 사람인 것 같다. 레거시 미디어에서 시작해서 유튜브, 넷플릭스의 생태계에도 유연하게 녹아드는 느낌이랄까.
인터뷰를 보는 내내 겸손하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그 내면은 왠지 아주 단단해보였다. 아주 말도 잘 하시고, 이런 프로그램 제작의 비하인드와 기획 의도를 아는 것은 꽤 재미있는 일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직 흑백요리사를 볼 엄두는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