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지루할 땐 일기를 써라

누군가 인생이 지루할 때는 일기를 쓰라고 했다. 인생의 지루한 면을 억지로 끄집어내 일기를 쓴다.

회사

벌써 회사를 옮기고 8개월이 지났다. 회사는 이전에 다녔을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져버려 있었다. 그런 대단한 회사의 일원으로서 나는 아무 불만도 없고 바라는 것도 없다. 해야할 일을 하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하지 않는다. 해야 할 말은 하고 하지말아야 할 말은 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생활에 더 없이 안성맞춤인 최고의 회사다. 급여, 복지, 동료 모두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여태껏 다녔던 모든 회사에서 느꼈던 불안함이나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다. 회사의 기대에 최선을 다해 부응하려고 노력하는 일만이 중요하다.

둘째

시간이 어영부영 흘러 둘째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4개월 남짓이 남았다. 나의 인생은 이제 한층 더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 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다(절대 뒤에서 누가 밀고있는 것이 아니다). 첫째를 키우며 쌓은 경험이 둘째를 키울 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다만 성별이 다른 점은 불안한 부분이다. 일때문에 번아웃이 온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육아는 많이 달랐다. 소프트웨어는 살아있는 생명과 같다느니 하는 말은 개소리에 가깝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명은 훨씬 예측 불가능하고 다루기 어렵고 책임감이 크게 느껴진다. 물론 그렇다고 내가 일을 대충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의미

의미를 찾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것이 일이든 육아든 아니면 단순히 내 삶이든, 평생을 바쳐 헌신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목표를 찾는 것.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죽을때까지 알지도 못한채 사라지고 마는 것. 어쩐지 매일 밤 느껴지는 답답함은 나도 평생 찾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 때문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