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n Hustler

타인의 고통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 집도 절도 없던 주인공(에밀리 블런트)가 스트립 바에서 만난 제약회사 직원(크리스 에반스)를 만나 최고의 영업사원이 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본인이 하는 일이 과연 선한 것인가에 의문을 품고 내부고발자가 되어 본인이 발벗고 일군 회사를 망하게 해버리는 이야기.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라고 한다. 사람들을 속여 부자가 된 사람들 중 어떤 사람은 죄책감을 느껴 회개하고, 누군가는 마지막까지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겉으로 보기에 믿을 수 없는, 불우한 과거와 불안한 행동을 하는 사람은 양심을 알고 행하는 사람이었고 반대로 겉으로 보기에 멀끔하고 확실하고 유망했던 이력와 감동적인 과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최악의 인간이었다. 하지만 권선징악의 구도에서 이 둘은 모두 악에 가깝다. 선한 사람, 그냥 보통의 사람들은 그저 희생되었을 뿐이다.

뻔했지만 그래서 재미있었던 영화.

일의 의미

영화가 주려고 했던 다른 교훈은 차치하고, 주인공이 생각하는 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이 것은 나도 요즘 계속해서 생각하는 것 중에 하나다. 내가 하는 일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생계 수단 너머 세상을 조금이나마 이롭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인가? 나는 이 일을 하면서 즐거운가? 보람이 있는가? 그 무엇도 아닐 때 나는 이 일을 계속 해야하는가?

아직은 결론을 내리지 못한 이야기다. 어떤 상황에서든 삶의 의미를 찾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나의 20대는 하루하루 살아내기에 바빴다. 가장 힘이 넘치고 의욕적일 때에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일을 했다. 의욕과 연륜(혹은 연차)가 쌓인 후에는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재미있어 보이는 일도 해 보았다. 그렇게 나는 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히려 일이 돈이고 돈이 일일 때 일은 가장 재미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돈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돈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혼자가 아니게 된 지금 재미나 의미 따위보다 돈 그 자체가 가장 큰 이유일지도 모른다. 나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다만 나는 기다릴 것이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이 삶을 다하기 전에 인생을 걸어볼만한 재미있고 의미있는 일이 나타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